5월 우수자원봉사자 M.V.P : 심지현씨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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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강수지
- 조회 3,063
- 입력 2016-05-13 11:1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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느리지만 조금씩 커가는 아이들.
여느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특별한 아이들.
바로 성민복지관을 이용하는 발달장애 아동들입니다.
여기, 서툴지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걸 느낀다는
대학생 자원봉사자 심지현 씨가 있습니다.
봄꽃처럼 화사한 분홍빛깔의 니트가 잘 어울리는 그녀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.
Q. 안녕하세요!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.
- 안녕하세요. 저는 수영교실에서 매주 목요일 아이들의 물장구와 잠수를 도와주고 있는 심지현이라고 합니다!
Q.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?
- 저의 꿈은 승무원이에요. 승무원은 많은 일을 해내야 해요, 그 중에 하나는 구조를 위한 수영이에요. 그래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죠. 처음엔 의무로 시작했는데 점점 재밌어지더라고요. 시간이 좀 지나니 이걸 통해 봉사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. 그 즈음 VMS에서 수영교실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기에 저를 위한 자원봉사 일감이라고 생각했죠.
Q. 수영교실은 어떤 곳이에요?
- 신체적인 것 뿐 아니라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자랄 수 있는 곳 같아요.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방법, 잠수를 통해 인내심을 기르는 방법, 함께 물장구 치고 노는 방법 같은 거요.활동을 통해서 친해지기도 하는 것 같았어요. 어느 아이는 수영이 어렵고, 어느 아이는 수영이 쉽지만 모두 다 같이 배우고 자라나는 곳인 것 같아요.
Q. 지금 하고 있는 수영교실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을 소개해주실래요?
- 제가 만나는 아이들은 발달장애 아이들이에요. 물에 적응하는 것부터가 시작이죠. 그래서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물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있어요. 물에서 논다는 기분이 들도록 물을 만져보기도 하고 물장구도 쳐보고요. 그리고 담당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잠수나 물에 뜨는 방법을 가르쳐주시면 저는 잘 안 되는 아이에게 다가가 봐주고...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요.
Q. 성민복지관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이 처음이신가요?
- 장애인복지관에서는 처음이에요. 처음엔 저보다도 아이들이 저를 정말 낯설어했어요. 그러니 어떻게 대해야 할지 더 모르겠더라고요. 새로운 사람이 온 건데 반응도 없고, 말을 걸어도 역시 반응이 없고.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관련 서적도 많이 찾아서 읽어보기도 했어요. 활동하기 전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떠올리면서 이름을 기억하고, 불러주려고 노력했죠. 그런 제 진심이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에게 느껴졌는지 저한테 반응하기 시작하더라고요. 인사도 밝게 해주기 시작하고.
- 저랑 처음엔 눈도 안 마주치던 한 아이가 어느 날엔가 “나 오늘 마지막 수업인데 선생님과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쉬워요.” 하는 거예요. 이제 못 본다는 생각에 좀 찡하기도 하고, 이렇게 눈을 마주치고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게 감격스럽기도 했어요.
Q. 아이들과 친해지는데 좀 어려움이 있으셨군요.
- 네. ‘어떻게 의사소통을 하고 수영을 가르쳐줘야 할까?’ 아이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. 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책을 찾아서 읽어봐도 답이 나오질 않았어요. 아이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선생님이 하시는 걸 유심히 지켜봤죠. 근데 거기서 좀 충격적이었어요. 굳이 다르게 대하지 않으시더라고요. 장애가 없는 아이들을 대하는 것처럼 말이에요. 편견으로부터 장애 아이들은 좀 다르게 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 한 명 한 명에 관심을 갖지 못했더라고요. 아직도 조금은 헤매지만 제 안의 고민들과 편견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 크게 깨지고 있어요. 그리고 한 명 한 명 이름을 불러주고 다가가니 아이들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고요
Q. 그럼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?
- 잠수를 잘 못하던 아이가 있었어요. 잠수를 많이 무서워하길래 “우리가 인사하려고 고개 숙이고 일어나듯이 물과 잠깐 인사하고 일어나는 거야” 했거든요. 잘 와닿는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잠수가 아주 조금씩, 미묘하게 늘더라고요. 지금은 눈에 띄게 정말 잘해요. 그럴 때 정말 보람을 느껴요. 제가 전부를 가르치는 건 아니지만, 조금씩 커가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에요.
Q. 인터뷰를 마치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?
- 실제로 친구들에게 저의 경험, 생각들을 이야기해주면서 자원봉사활동을 많이 권하고 있어요. 그러면서 한 친구는 노인요양원에 가서 봉사를 시작했죠. 내가 마음을 주는 일 그 이상으로 돌아오는 것들이 많다는 걸 처음엔 이해하지 못했거든요. 근데 정말 그래요. 처음엔 단순히 내가 주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. 내가 아이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어요. 근데 그게 아니에요. ‘함께’ 커 가고 있어요. 저는 그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치고 아이들은 저에게 그 이상을 가르쳐줘요. 잠수를 못했던 아이가 조금이나마 참는 모습이 절 감동시키기도 하고, 절 반가워하고 인사해주고 그런 것들이 주는 기쁨이 정말 커요. 시간과 나를 투자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애정과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돌아와요. 더 많은 분들이 함께 이 기쁨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. 작은 한 사람의 변화가 더 많은 사람들의 변화로 번져나가기를 기대합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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